아쿠아리움을 가다
폭풍같은 이틀째 날을 보내고, 다음날이 밝았다. 이 날은 어제 아가 낮잠 잘시간에 야심차게 계획했던 성산쪽에 위치한 제주 아쿠아플래닛을 가는 날이었다. 티켓은 티몬에서 검색하니, 제주도의 여러 관광지들을 그룹별로 묶어서 할인해서 파는 패키지가 있었는데, 네이버 보다 조금 더 저렴한거 같아 거기서 구매하였다. 아이가 좋아할까 약간 걱정이 되긴했지만, 그래도 가서 물고기 보고 동물들 보면 좋아하겠지라는 생각에 부랴부랴 아침 챙겨먹고 외출에 나섰다. 표선에서 성산까지 30분정도 차를타고 이동해서 도착하였고, 역시나 제주라 그런지 바람이 엄청나게 많이 부는 날씨였다.
입구에 들어서서 사진한번 찍고 아쿠아리움으로 입장했다. 생각보다 사람은 꽤 있었던거 같다. 여러 바다 생물들 구경도 하고, 사육사 분들의 설명도 듣고, 물개 먹이 주는것도 구경하고 했지만, 아기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기상어 모형이었던 느낌이다. 여유있게 구경을 하는 도중에 쑈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쑈를 보러 찾아 나섰다. 아쿠아리움을 나와서 다른 공연장 같은 공간에서 하는 거였는데, 생각보다 볼만했던 것 같다. 러시아 사람으로 보이는 외국 사람들이 공중에서 곡예하면서 다이빙도 하고, 앞에서 춤도 추면서 음악도 빵빵하게 나오니 재미는 있었다. 이후에 물개와 돌고래도 나와서 사육사분들의 구령에 맞춰 여러가지 재주를 보여주는데, 재밌기도 하고, 또 약간 불쌍하기도 하면서, 또 어찌보면 행복할수도 있겠다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공연을 마치고 다시 아쿠아리움으로 돌아와서 후다닥 건너뛰었던 것들을 다시한번 살펴보면서, 가장 큰 수조 앞에서 한동안 멍때리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좀 달랬던거 같다. 이 장소가 여기에서 가장 베스트 스팟이 아닐까 생각 든다. 그렇게 아기와 함께 푸른 바다 구경을 실컷 하고 나와서, 아쿠아리움 앞에 유미네 세포들 관련한 또 볼거리가 있어서, 난 웹툰도 보지 않아서 별 기대하지 않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잘 꾸며놓았던것 같다. 종이에 물고기 그림으르 그려서 스캔하면, 내가 그린 물고기가 스크린에 나와 헤엄치는 공간도 있어서 요즘엔 이렇게 노는구나하며 새삼 놀라웠다. 나오는 길에 나중에 작성할 편지지 세트를 하나 아기가 기저귀 갈러 간 사이에 구입하면서, 관광을 마쳤다.
제주에서의 제대로 된 첫 맛집 탐방
이 날은 제주에 와서 처음으로 맛집이나 분위기 좋은 카페를 갔던 날이었다. 점심으로는 아내가 찾은 해왓이라는 곳에 가서 갈치조림을 먹었는데, 한식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입맛에 잘 맞으면서 다른 밑반찬들도 깔끔해서 너무 맛있게 잘먹었던 한끼였다. 무엇보다 아가가 그 시간에 낮잠을 자줘서 정말 오랜만에 여유있게 한끼 식사 제대로 할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음날 먹을 성게 미역국도 포장해왔다.
그러고는 우리가 신혼여행때 갔던 장소들이 기억이 나서, 드라이브도 하고, 성산일출봉도 차마 오르진 못하고, 밖에서 멍때리면서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성산일출봉 근처에 카페 더 라이브라는 카페에 가서 음료도 시키고 성산멍과 바다멍도 때렸고, 그 와중에 우리가 시켰던 귤음료와 요구르트는 거의 아가가 다 먹었지만, 머무르면서 제주에서의 여유를 좀 그나마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성산쪽에 온김에 이 근처 맛집을 검색해서 이스트 포레스트라는 유명해 보이는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앞에 마당도 있고 건물도 멋있어서, 날씨 좋을때 오면 마당에서도 놀고 좋았을거 같은데, 춥고 깜깜해서 따로 놀진 못했었다. 식당은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주문한 파스타와 리조또도 맛있어서, 이날은 아주 잘 놀고 잘 먹은 날이었던거 같다.
공포의 이앓이
숙소로 돌아와서는 아가도 씻기고 재운뒤, 첫날 장을 봐왔던 우도 땅콩 막걸리에 빵과 고구마 등 있는 재료들로 한잔 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각보다 막걸리가 밍밍해서, 내 입맛엔 안맞았던거 같다. 그러고 있는데 아이가 잠에서 금방 깼다. 칭얼대는 건가 싶어 토닥여주고 있는데, 왠걸. 지금까지 본적없는 모습으로 울고 불고 바닥을 뒹굴며 난리가 났다. 첫날이 떠올랐는데, 이때는 그때보다 더 심했던거 같다. 아픈것도 아니고, 배고픈것도 아니고, 이유도 모른채 몇시간 동안 우는 아기 덕에 아내는 금새 지쳤고, 그렇게 또 그날 밤은 울다 지쳐 잠든 아이와 함께 쓰러져 잠이 들었다. 나중에 검색해서 찾아본 결과, 두돌무렵의 아가들이 어금니가 날때 이 정도의 반응으로 울 수가 있다고 하는 걸보고 그게 이앓이인가 생각이 들어 손으로 만져보니 어금니 밑에 쪽에 살짝 딱딱한게 만져지는걸 느낄수 있었다. 이거때문에 그날 밤에 그랬었구나 하며 혹시나 다른 큰 일 때문에 운게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기도 크느라 얼마나 힘들까 생각에 안쓰럽기도 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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