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로 인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부 인테리어를 다시 한다거나 새로 꾸미고 싶어 하는 수요가 꽤 늘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하지만 막상 인테리어를 다시 손보려고 하면 만만치 않은 가격에 주저하게 된다. 게다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몇년 전보다도 비용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모든 것을 외주 맡기는 턴키로 진행하게 되면, 무엇보다 하나하나의 공정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큰 컨셉만 잡으면 알아서 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내가 인테리어 사장님이 되어, 각 공정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작업을 해줄수 있는 전문가만 섭외할수 있다면, 최소 몇백에서 몇천만원까지는 아낄수 있는게 인테리어 인것 같다.
내 집은 내가 꾸민다
나도 몇년전에 25평 구축 아파트에 입주할때, 전체 인터리어를 싹 하고 들어왔는데, 그때 턴키로 했을때 잡혔던 견적과 비교하면 500만원정도의 차이가 났었다. 물론 작업의 완성도나 디테일의 차이는 있을수 있겠으나 생활함에 있어 전혀 문제가 되지않고, 오히려 내가 고민하고 신경써서 완성했다는 그런 애뜻함과 소중한 마음이 생기는 거 같아 주변 분들에게 처음엔 조금 힘이 들지 몰라도 한번 도전해보시라 권유하고 싶다. 그런 마음에 나도 내가 진행했던 과정을 다시한번 복귀도 하고, 처음 셀프 인테리어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해서 이 글을 작성한다.
셀프 인테리어 하면 내가 모든 공정을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맞는 말이긴 하지만 내가 진행한 과정은 정확히 표현하자면 100%셀프는 아니고 반셀프 인테리어라고 해야 맞는거 같다. 진행 과정중에 본인이 할수 있는 부분은 본인이 진행하고, 아닌 부분은 외주나 다른 전문가를 섭외해서 진행하는 인테리어를 말한다. 처음 시작하려고 하면 무엇을 먼저 해야할지 막막할수 있지만, 우선 공정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 중에 나한테는 어떤 공정이 필요하고, 하고 싶은지를 알고, 진행하려는 공정의 순서를 정하는게 우선이다.
공정의 종류 및 순서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공정이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하겠다. 철거, 도배, 장판, 타일, 목공, 가구, 욕실, 싱크대, 전기, 도장, 샤시 등 생각나는대로 열거만 해도 이렇게 많은 공정이 있지만, 하나하나 큰 거부터 순서를 잘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진행했던 순서대로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철거
새로운 것을 설치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것을 제거하는 과정을 말한다. 철거를 잘해야 다음에 진행할 작업들이 깔끔하게 진행이 가능해서, 기존 벽지, 바닥, 타일 등을 떼어내고 나온 폐기물들을 처리하는 과정까지가 철거이다.
2. 전기
전기는 전체 인테리어 과정에서 2번 필요하다. 처음에 세팅할때 한번, 다 끝나고 설치 할때 한번. 전기 작업부터 본인이 생각한 이미지가 나올수 있도록 잘 구상하고, 그것이 실제로 구현이 될수 있는지 작업자와 협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인 조명을 할것인지, 매입등을 할 것인지, 간접등은 어떻게 설치할것인지, 조명 위치를 어디에 할것인지, 추가 콘센트를 뚫을 장소가 있는지, 인덕션을 사용한다면(특히 외국 브랜드) 또 추가로 작업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잘 고려해서 진행해야 한다.
3. 샤시
샤시가 어찌보면 인테리어에서 가장 큰 비용도 차지할수도 있는 부분이라 샤시를 생략하시는 경우도 많이 있는거 같다. 샤시가 좋으면 그 집의 난방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집의 역할을 생각했을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것은 맞는거 같다.
4. 목공
나는 특별한 목공의 작업은 하지 않았지만, 우물 천장을 한다든지, 아치형 문을 한다든지, 가벽을 세운다든지 등등 기술이 필요한 작업들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능숙함이 가장 중요한 공정단계가 목공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목수님을 만나면 정말 슈퍼맨 마냥 멋진 집이 완성이 되기도 한다. 나는 단순히 문만 작업을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가격이 비싼거 같은 공정중에 하나였다.
5. 화장실
화장실은 독립된 공간이기 때문에 사실 다른 공정들과 별도로 진행해도 되지만, 혹시나 타일 작업을 한다면 그리고, 화장실에 타일이 들어간다면 작업 일정을 맞추는 것이 좋을 듯하다. 나는 화장실과 싱크대만 따로 계약해서 일정 잡는데 크게 문제는 없었다.
6. 타일
타일은 보통 현관문 바닥, 주방 벽, 베란다 바닥, 화장실 등에 많이 사용된다. 요즘엔 거실 바닥도 타일로 하는 분들도 많이 생기는 거 같다. 타일 공정은 사실 자재비보다는 인건비가 크기 때문에 자재는 최대한 좋은 걸로 고르는게 길게보면 효율성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7. 바닥 (마루/장판)
거실부터 방 바닥에 까는 작업이다. 나는 마루를 선택해서 진행했지만, 마루와 장판,타일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서 이부분은 잘 비교해보고 본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될거 같다.
8. 도배
벽에 벽지나 페인트를 칠하는 과정이다. 마루와 도배는 순서에 크게 영향은 없다고 했지만, 나 같은 경우는 도배를 하고 바닥을 하면 그 과정에서 도배지가 오염이 될까 두려워서 도배를 나중에 진행했었다. 혹시나 페인트를 하는 경우에는 페인트 하고 바닥작업을 하는게 좋을거 같다. 이 단계까지 진행했으면 거의 왠만한건 끝났다고 봐도 무난하다.
9. 싱크대/신발장
나머지 가구들 설치하는 단계이다. 내가 진행했던 주방이 넓지가 않아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주방이 될까 주방 레이아웃에 대한 고민을 업체 사장님과 엄청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세부적으로 내가 원하는 모습 대로 만들수 있다는게 셀프 인테리어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10. 조명
이 단계가 두번째 전기 공정단계이다. 처음에 기본 틀을 잡아 놓았던 전선에 조명을 연결하고, 콘센트와 스위치 등을 연결해주는 단계이다. 간단할것 같은 작업이지만 생각보다 비전문가가 하려면 공수가 많이 드는 작업이었다.
11. 입주청소
모든 공정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청소를 한번 싹 하고 들어가기 위한 단계이다. 이 부분도 직접 할수도 있지만, 요즘 꼼꼼하게 잘 해주는 업체도 많으니 잘 찾아보고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다음 게시글부터는 각 공정별로 자세히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것들을 주의해야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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